2015.09.10~13 태안 해안국립공원

2015.09.10.목요일.맑음

늦장을 부려 8시에 일어나 야영장을 출발하는 시간은 10시반 정도가 되었다.
달리기 전에 가방에 있던 복숭아 두개 중 하나를 꺼내어 씻어 먹었다. 달달한 황도의 맛과 향이 미각과 후각을 자극했다~

황도

자전거를 달려 구례포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제법 높은 해안 사구와 산책로 같은 해안길 그리고 깨끗한 바다가 펼쳐졌다. 화장실과 식수대가 있으니 송림 밑에선 야영하기 충분해 보였다.

구례포 해변

매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작은 곤충 하나가 내 옆에 나란히~ 너두 해가 너무 뜨거워 피할곳을 찾았구나~?

해를 피하는 곤충

634 지방도를 달려 신두리해안에 들어가 둘러 본 후 해안길을 따라 방근제를 지나니 무척 허기가 진다.

태안군 소원면 소근리

언덕을 넘어 의항 해변에 도착하니 밥할 기운은 없고 식당은 보이질 않고..

태안 의항리

태안 의항리 해변

성수기가 지난 시기라서인지 매점도 문이 닫혀있었다.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보건진료소가 보이길래.. 비포장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의항항이였다. 동네 어르신께 식당 위치를 물어 찾아갔지만 주인이 보이지 않아서 찾으러 나섰다~ 결국 근처 슈퍼에 계셨고 내 모습을 지켜보던 동네 주민은 손님이 식당 주인을 찾으러 다닌다고 웃으신다 ^^
갈증엔 역시 콜라~

태안 의항리

잠시 기다려 차려진 밥상은 굴밥에 다양한 반찬이 나왔다.

태안 의항항 굴밥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시고 밥먹는 동안 사는얘기 자식얘기 종교얘기까지 엄청난 수다를 떨었다. 40먹은 아들도 아직 장가를 가지 않았다고 하시며 웃으시는데.. 그분도 여행을 좋아해서 대학시절에 일본으로 홀로 여행을 다녀왔었다고 한다~
밥도 먹었으니 다시 출발~ 아쉬운 마음을 건강과 안전한 여행의 인사로 대신한다..
의항리해변을 지나 다시 언덕을 오르며 자전거를 끌고 있었는데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식당 주인아주머니께서 용달차조수석에 앉아 저 위에까지 실어다 줄까요? 라고 말씀하신다~ 고맙지만 괜찮다고 말씀 드린 후 다시 서로 손을 흔들며 안녕~
백리포 해변 이정표를 따라가니 비포장 도로가 시작되고 천천히 오르내리며 도착한 곳은 작은 해변이였다.

태안 백리포 해변

이 맑은 물좀 보소~ 서해안 해변이 이렇게 맑은 곳은 처음 봤다..

태안 백리포 해변

허름하지만 숙박시설이 있었고 야영장도 있었다.
음료수를 사먹으려 매점을 들렀더니 머리 벗겨진 어르신께서 더듬는 말투로 문이 잠겨 있어서 밖에있는 냉장고의 음료수만 살 수 있다고 하신다. 사모님께서 문을 잠그고 나가신듯 했다. 결국 1.5리터 크기의 음료를 사들고 어르신과 이야기 하던 중.. 오래 전에 이곳에 와서 이 해변이 가장 마음에 들어 땅을사고 가꾸어 온 해변이란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르신이 생활하는 방에서 젊은시절 앨범을 보게 되었는데~ 그땐 머리가 다 있었다고 말씀하시면서 여행하던 사진과 젊은 모습의 외국인 친구들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그땐 참~ 좋았지 란 말씀을 반복하셨다.. 순간 나도 나이가 들면 이런 모습일까 란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갔다. 젊은 시절을 그리워 하는 노인이 되는 것…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유조선 사고가 났을때 뇌졸증 진단을 받고 3년 병원생활과 3년 재활생활을 해서 지금 이정도 말씀을 할 수 있고 거동도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
취미생활로 나무가구를 만들며 집도 손수 나무를 구입해 세우신 거라고.. 그 솜씨가 제법 좋았다.
하우스 안에는 새로 들인 전기를 사용하는 건조기가 있었고 그 안에 잘 건조된 오징어를 하나 주시면서 씹으라고~ 넵~ 맛있게 먹겠습니다~
하우스 뒤를 돌아가니 밭이 있었고 가지를 따서 생으로 먹으라고 주시는데 향이 좋았다~ 토마토도 따먹고~ 이름모를 덩쿨 식물의 열매도 따먹고~ 이건 어렸을때 먹어봤던 건데.. 이름을 모르겠다..

태안 백리포 해변

태안 백리포 해변

저녁밥 먹을 시간이 되자 집반찬을 내어 주시며 같이 밥을 먹자해서 맛있게 먹었다~
사모님도 되돌아 오시자 어르신께서 처음 내뱉은 말씀은.. 아~ 이제 마음이 편하다~
나이도 들으시고 몸도 불편하시니.. 혼자 있는게 쉽지 않으신 모양이다..

태안 백리포 해변

조금 있자니 작년에 해변에서 샤워실을 운영했던 다른 어르신이 오시고~ 숯불에 고기도 구워먹고 소주도 한잔하고~ 해변 불빛 아래서 그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고기를 구워 드린것 같다~

태안 백리포 해변

고기를 사오신 어르신이 고기를 구었는데 다 태우셔서 내가 노릇노릇 맛나게 구워 드리니 잘 굽는다고~ 맛나다고~ 하신다~ 맛있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
시간이 늦어져 어르신과 나는 방으로 들어오고 씻고 빨래하고 잠자리에…
오늘은 야영비로 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씻고 잘 수 있겠다.

지출 : 65200원
달린거리 : 39.23km

2015.09.11.금요일.맑음

어르신이 일어나시길래 따라 일어났다. 6시..
해안에 외지인이라곤 나뿐이여서 일까? 조금은 불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쳤다.
어르신이 몇차례 새벽에 드나들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여행하다 보면 이런 느낌에 참 많은 생각이 오고간다.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고.. 맘 놓고 사람을 대하고 싶은 맘도 있고..
참 어렵다.
해무가 많아서 인지 어제 빨래줄에 걸어놓은 빨래가 더욱 축축하게 젖어있다. 손으로 짜서 다시 널어 놓고 해변으로 나가 새벽 바다를 맘껏 느껴본다.
조용한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촉촉한 느낌~

태안 백리포 해변

태안 백리포 해변

사모님께서 주시는 아침밥을 먹고 옷이 마를 동안 여행기를 정리하다보니 밖에서 청소를 하고 계신다.
나도 떠날 준비를 한다…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을 인사로 대신하고 출발~
어르신께서는 고맙다고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며 무척 아쉬워 하신다.
뒤돌아 보니 어르신께서 손을 흔드신다.. 나도 손을 흔들고.. 가면서 뒤돌아 보니 내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보고 계시다가 돌어서신다.. 정이 많으신 분인듯…
해변과 멀어지면서 자꾸만 어르신을 말씀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같이 대화해줘서 고마워잉~
오르막 위에 오르니 백리포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데.. 이렇게 작았나? 싶기도 했다..

태안 백리포 해변

천리포 해변의 닭섬을 보고..

태안 천리포 해변 닭섬

다시 달리던중 천리포수목원이 보였다. 자나쳐서 달리다가 다시 방향을 돌려 수목원 입장권을 손에 쥐어 들었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움이 컷기때문..
소풍을 왔는지 초등학생 무리가 안내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었고 아침시간 치고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나무 주면에 뾰복하게 튀어나온 것이 나무 뿌리의 일부분이라고 한다. 뿌리가 썩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렇게 숨을 쉰다는데.. 얼마나 영리한 나무인가?

천리포 수목원 펜덴스낙우송

연인이 좋아하는 닛사~ 나무 안으로 들어가면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

천리포 수목원 닛사

아름다운 수목원이라고 하는 이곳은 미국인이였지만 우리나라로 귀화하여 한국인이 된 민병갈이라는 분에 의해 만들어진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이라고 한다.

천리포 수목원

40년 동안 연구 목적외에는 출입이 불가했던 곳이기도 했고 전국적으로 비교해도 종의 수가 가장 많은 수목원이기도 하다고…

천리포 수목원

천천히 관람로를 따라 걷다보면 순간순간 변하는 풍경과 꽃 그리고 나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천리포 수목원

천리포 수목원

좀더 천천히 걷게되고 좀더 차분히 둘러보게 되는 묘한 느낌의 수목원이다.

천리포 수목원

천리포 수목원

작은 논에 벼가 자라고 있는 모습은.. 뭐랄까.. 이곳이 인간적으로 느껴졌달까..?

천리포 수목원

마치 사람이 사는 정원같은 느낌..

천리포 수목원

천리포 수목원

그렇게 시간 가는줄 모르고 다리가 아픈지도 모르게 돌아 다녔던것 같다.

천리포 수목원

천리포 수목원

만리포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점심밥으로 회덥밥을 먹고 있으니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한다.
예보보다는 이른 빗줄기 였지만 비가 온다고는 했으니..
출발을 고민하다가 결국 달리기로 했지만 얼마 가지않아 빗줄기가 굵어져 비를 피해 도로변 큰 나무 밑에 숨어들거가게 되었다.

태안 모항리

지금 생각하면 조금 바보같은 생각이기도 했다.
만약 낙뢰가 있었다면…. 음… 생각하기도 싫군..
아무튼.. 그렇게 비를 피하다가 달리고.. 또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다가 달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졸다가 고민을 한다.. 날씨도 좋지 않은데.. 새내로 들어가서 그냥 쉴까..? 달릴까?
하지만 비가 그치자 고민은 저 멀리 달아나 버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어은돌 해변에 도착하니 몽돌이 보이는 해변이 나타났고 해안가 뒷편엔 송림 아래로 야영장이 있었다.

태안 어은돌 해변

제법 그럴듯 해서.. 이곳에서 야영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다시 다음 목적지인 파도리 해변에 도착한다.

태안 파도 해변

이곳 역시 몽돌해변이였고 해안은 엄청나게 넓었다. 아마도 돌산이 있어서 몽돌이 만들어 지는듯 했다.
마을 도로를 달려 통개항에 도착하니 작은 항구에 어선이 몇척 있었고 작지만 수산 시장도 있었다.

태안 통계항

태안 통계항

마침 어선이 한대 들어오고 있었는데 배와 배 사이에 익숙한 솜씨로 정박을 하시는 선장님~
낚시대를 펴고 루어를 던져보고 싶었으나.. 몸 상태도 별로이고 해서 태안 시내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따뜻하게 잠잘 생각으로 여관방을 잡고 들어가니 주인 어르신께서 젊은이는 외로우니까 재미 있는것을 봐야 한다며 야한 채널을 설명해 주시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된다~
궁금해서 나중에 좀 보긴 했는데 시시해서 채널을 돌렸다는~ ㅋㅋㅋ
대충 짐을 풀어해치고 밥을 먹기위해 여관주인 어르신께 삼겹살집을 여쭤보니 근처에 보리밥 집을 알려주신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간 식당은 삼겹살이 다 떨어져서 고기를 구워 먹는건 할 수 없었고.. 보리밥 식사가 된다고 하여 주문을 하고 기다리니..
엄청난 반찬과 국, 계란탕~ 우와~~ 입이 절로 벌어지는 밥상이였다.
이게 칠천원짜리 밥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태안 보리밥

전라도 식당이 원래 반찬이 잘 나오기는 하지만 경기도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탓에 1인분 밥상을 이렇게 거하게 받아보긴 오랜만이였던것…
야채를 넣고 보리밥을 잘 비벼서 쌈을 해 먹고 계란탕과 국.. 그리고 남은 반찬도 싹싹 긁어먹어버렸다.
잘 먹을 수 있을때 먹어둬야 하니까~ ^^
식당을 나서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다양한 노점상인들이 모여있는 재래시장으로 그 분위기가 시끌시끌했다. 돌아다니다보니 옅은 연두색의 큰 호박같은게 있어서 무엇인지 여쭤보니 어르신께서 흥부 놀부가 박을 타요~ 라고 노래를 부르신다~ 어깨도 들썩들썩~ 너무 오랜만에 박을 봐서 잊었었나보다… 암튼 크고 야무지게 생긴게.. 무 대신에 음식 재료로 사용하면 시원한 맛이 아주 일품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참으로 즐거움이 가득한 어르신인듯~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나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옆 슈퍼에서 캔맥주와 과자 그리고 고추장을 사들고 시장 밖으로 나와 31 아이스크림도 사들고 여관방으로 되돌아간다.
밀린 빨래를 하고 샤워도 하고~ 따뜻한 물이 나오니 참 좋다~
오늘은 티비 보면서 맛난거 먹고~ 낼 늦게까지 푹~ 쉬는걸로~

지출 : 65200원
달린거리 : 28.3km

2015.09.12.토요일.흐림

백리포 해변 어르신께서 주신 여주 열매를 갈라 먹었다. 달달하니 맛이 좋은게 어릴적 생각이 난닷~
안에서 나오는 씨앗도 멋지게 생겼다~

여주 열매

여주 열매 씨앗

11시쯤 숙소를 나선 후 농협에 들러 커피와 참치캔 묶음을 샀다. 마트 직원에게 근처 제과점 위치를 여쭤보고 찾아가 샌드위치를 사서 커피와 같이 먹었는데.. 시간이 애매한것이.. 점심밥이 되어버린듯 하다.
겨우 이거먹고 패달을 밟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달리다보니 안기리와 근흥면 마을도로를 따라 연포해변에 도착하게 된다.

태안 연포해변

적당한 크기의 모래사장 뒷편엔 송림이 있고 그곳에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높지 않은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소암해변과 나란히 붙어 있었는데.. 편의 시설은 연포해변이 더욱 많았지만 매점과 식수만 해결된다면 소암해변의 송림이 야영하기에는 더욱 운치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두 해변 모두 모래가 매우 곱고 부드러웠다.

태안 소암해변

다시 용신리와 안기리 그리고 남산리 마을 도로를 달려서 77번 국도에 오르니 역시 공사중인 구간이 많다. 갓길이 없는 구간이 제법 많아서 오르막이나 커브길에 진입 하기전에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큰 자동차들을 피하는데 집중하며 달릴 수 밖에 없었다. 풍경은 감상할 겨를이 없다.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달리던 중 태안주유소 간판을 달고있는 넓은 주유소 터가 보인다. 매점 간판도 있어서 화장실도 이용하고 요기나 할겸 자전거를 세우고 우선 하나 남은 복숭아를 물에 씻어 베어물었다.
달콤한 맛과 향에 피로가 싹 달아나는 느낌이였다. 먹다보니 벌레가 나오는데.. 벌래먹은 과일은 맛있는 과일이기 때문에 그냥 상한부분만 떼어내고 먹었다. 어렸을때는 과일을 먹다가 벌래가 나오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렇게 그늘에 서서 몸을 식히고 있는데 주유소 사장님께서 나오시더니 자전거 여행이 참 부럽다고 말씀하시며 생수 두병을 챙겨 주신다.

태안 주유소

콜라를 마시고 싶었는데 매점은 운영을 하고 있지 않았다.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전하고 다시 출발~
국도를 달리다가 몽산리 마을도로를 달려 몽산포항에 도착하니 해가 제법 내려와 있었다.
방파제가 길게 나아간 곳에는 낚시하는 분들이 제법 많았고 연인과 가족들은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며 즐겁게 웃고 있었다. 나도 사진을~ 셀카도 찍어보고 넓은 바다와 길게 뻗어있는 안면도 해안도 담아보고~

태안 몽산포항

태안 몽산포항

해안도로를 달려 몽산포 해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이라고 도로 주변에 펜션이며 캠핑장이 줄지어 있었다. 달릴지 말지 고민을 하던 중 지도를 보니 해안에서 나가려면 제법 오르막을 달려야 했기에 기운빠진 나로서는 야영쪽으로 마음이 완전~ 기울었다~ ^^;;;
청솔 야영장으로 들어가니 사장님과 몇분이 그늘아래 평상에서 요란스럽게 동양화 그림놀이를 하고 계시다가 반겨 주신다. 수원에서 오신분도 계셨는데 이곳 야영장에 카라반으로 두달 동안 계셨다고 하신다. 젋었을때 바이크로 전국을 돌아다니셨다고 하시니 여행을 엄청 좋아하시는 분인듯 했다.
야영장은 전기와 온수 샤워가 무료였고 송림이니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 게다가 야영비는 이만오천원. 보통 야영장은 삼만원 이상이였고 샤워비는 별도로 지불하는곳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이 무척이나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평상에 계신분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텐트를 치고 샤워장으로 달려가 온수에 몸을 닦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 간단하게 빨래도 하고~ 저녁밥도 챙겨먹고~ 캔맥도 한잔~

태안 몽산포 해변

여행기도 정리하다 보니 어마무시하게 피로가 몰려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지출 : 43170원
달린거리 : 37.65km

2015.09.13.일요일.맑음

캠핑장 소음이 정말 대단하구나 생각했던 지난 밤이였다. 오죽했으면 잠들었다가 입에서 욕을 내뱉고 일어나서 라디오를 켰을까…
돈내고 들어와 편하게 쉬려 했던 생각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였다. 다음부터는 야영장에 들어 가더라도 쉬고 싶은 날에는 한적한 곳으로 텐트를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기도 하고 가족끼리 일년에 한두번 놀러 나오는 것도 좋은데.. 텐트 주변에서 늦은 시간에 공차고 언성 높이고.. 이런건 너무 이기적인 행동이 아닐지..
오히려 어른들이 더욱 주도하는건..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라는것인지… 알수가 없다.
날씨가 쌀쌀해서일까? 오늘도 텐트위에 이슬이 내려앉아 있다. 10시쯤 야영장을 나선 후 남면 마을도로를 달려 청포대 해변에 도착한다.

태안 몽산포 해변

이곳은 몽산포, 달산포, 청포대 해변이 나란히 하고 있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긴 백사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태안 몽산포 해변

백사장을 걷다보면.. 해변의 온갖 생명체들이 오랜 시간동안 공을 들여 그려놓은 예쁜 그림도 만날 수 있다~

태안 몽산포 해변

문득.. 남을 부러워 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청솔 캠핑장에 있을때 텐트 건너편 멀리 있던 제법 큰 카라반 주인이 나의 자전거 여행이 부럽다 말했었는데.. 돈이 많다고 꼭 여행을 하거나 여유를 갖는것은 아닐것 같단 생각이 든다.. 물론 돈이 있어야 쉽게 여행도 하고 여유도 갖을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사람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느 타이밍에 존재하는지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으로 비춰지는것 같다.
난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얻게 되는것일까…?

태안 몽산포 해변

톡 쏘는 콜라 한잔으로 기분 전환을 하고 별주부 마을을 가로질러 해변길을 따라 마검포 해변을 지나 곰섬해변으로 달린다.
가는길에 비행장도 보이고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는 큰 호수도 보인다.
비행장에서는 프롭기체가 바람을 마주하고 하늘로 오르고 있었는데 나도 날아보고 싶은 마음에 잠시 멈춰서서 구경을~
해안쪽은 간조때의 서해답게 다양한 모습의 물골이 만들어져 있어서 달리는 동안 자꾸만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태안군 신온리

태안군 신온리
아담한 곰섬 해변을 눈에 담은 후~

태안 곰섬 해변

돌아나와 드르니항 방향으로 달려나오니 육교가 완성되어 있었다~ 지도에는 미완성이여서 돌아갈 길을 생각 했었는데~

태안 드르니항 해상육교

나중에 샛별해변 매점 아저씨께 들었던 이야기이지만..
조선 인조때 세곡선의 비리와 암초에 의한 좌초 그렇게 생겨난 쌀썩은여 라는 곳들과 안면도가 섬이 되어버린 이야기의 중심이 이곳이라는 것~
육교를 건너며 그 넓은 폭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게 되는데.. 이걸 어떻게 사람의 힘만으로 파내어 내륙에서 안면도를 섬으로 분리시켰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된다.
드르니항으로 넘어가 육교를 다 내려와서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식사는 언제 어디에서 해야할지를 지도를 보며 고민하고 있는데.. 중년의 남자분이 어디에서 출발했고 어디로 향하냐고 물으시길래..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부럽다고 하셔서 그냥 시간내서 여기저기 다니는거죠~ 말하며 웃으니 본인들은 겁이 많아서 못한다고 하신다..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란 의문이 제법 오래 머릿속에 맴돌았다.
문득 스치는 생각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나는것 일까? 란 생각..
맘같아선 간장계장을 먹고 싶었는데.. 1인분에 2만원을 달라길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편의점으로 들어가 3분요리 덮밥을 사서 간단히 점심밥으로 대신했다..
해안도로를 달려 기지포해변에 도착하니 사구가 제법 넓고 컸으며 해변엔 온통 게가 집을 만들며 밖으로 굴려낸 모래 구슬들이 가득 차 있었다.

태안 기지포 해변

태안 기지포 해변

발을 어디로 디뎌야 할지… 게도 많고 작은 구슬도 많고 ㅠㅠ
바람과 밀물때가 더해져 파도가 크게 일어나고 있었다. 파도 부서지는 소리 또한 엄청났다.
한참을 모래사장 걷다보니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진 게 집도 보인닷~ 신기해~

태안 기지포 해변

해변을 나와 출발하려 준비하는데 이제 막 도착했는지 키큰 백인이 자전거를 세우려고 요리조리 고민에 빠져 있다 ^^ 손을 흔드니 그쪽도 손을 흔든다.. 용기가 나지 않아서 말을 걸어보진 못했는데.. 달리는 도중 아쉬운 마음이 남더라는~ 말 걸어볼걸~ ㅎㅎㅎ
밧개해변과 방포해변을 지나고~

태안 밧개 해변

태안 방포 해변

꽃지해변에 도착하니 입구에 꽃지가 바로 보인닷~
작은바위와 큰바위 두개가 나란히 서 있는데 이게 할미할아비 바위라고 한다.

태안 꽃지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첫 반응은 대략 이렇다.
뭐야~ 달랑 바위 두개야? 백사장 없네?
그럴만도 한것이.. 이정표를 따라서 들어오면 넓은 공원 입구에 요 바위가 먼저 보이고 해안로가 이어지기 때문이기도 할텐데..
사람들이 여유가 없는것 같기도 하고~ 차를 타고 목적지에 뿅~ 하고 도착하니 찾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놓치는것 같기도 하고..
지루할만큼 긴 해변을 따라 길게 뻗은 보도블럭길을 따라 달려가니 끝에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대부분의 차들이 이곳에서 차를 돌려 다시 되돌아 나가지만 나는 이 길을 달려 병순만로 해안길을 지나 해안 도로로 빠져나와 다시 농로를 타고 마을을 가로질러 샛별 해수욕장을 찾아 들어가게 된다.

태안 병술만

송림이 아름다운 샛별해변이라고.. 이름도 이쁘넹~

태안 샛별 해안

동네 어르신들께 물어 찾아간 해변은 적당한 크기의 송림이 있는 해변이였다. 송림을 걸으며 야영할 자리를 고민하다가 목적지였던 바람아래 해변으로 향하려 내려가는데 매점 앞에 있던 아저씨와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내 매점 안으로 들어가 매점 주인분과도 같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러던 중 두 분이 초등학교 동창이였던것과 이곳이 고향이란 이야기 그리고 살아온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곳 해변이 안면도에서는 가장 깨끗하고 석양이 아름답다는 말에 귀가 팔랑거려서 다시 송림으로 나가 텐트를 치게 된다. 어디선가 나타난 고양이 한마리는 내게 놀아달라고 배를 보이며 드러 누워 버린닷~ㅋ
그런 와중에 동네분 한분이 오셔서 제법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 방법이라든지 근처에 전망이 좋은 곳 사람 이야기 등등.. 결론은 모… 자전거 여행이 위험하니 걸으라는 것~ ^^;
자전거로 도로를 달리는 것이 위험한 이동 수단인 것을 모르는건 아니다. 굳이 자전거를 선택하게 된 과정과 이유가 있을 뿐.. 나름의 규칙을 갖고 여행을 즐기는 것 뿐.. 사고는 순간이라지만.. 어느 정도의 위험 가능성은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여행이다. 그런 위험보다 더 크고 멋진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태안 샛별 해안

타입랩스로 석양이 지는 방향을 촬영했는데 해안 앞쪽에 있는 외도라는 섬의 등대로 떨어지는 해넘이를 촬영하러 사람들이 오기도 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시기에 따라 알파와 오메가 모양으로 석양이 비춰 진다던데~ 스마트 폰으로는 촬영이 안된다~ ^^;;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벤치 위로.. 나랑 놀자던 그 고양이가 뛰어오르자 놀란 나는 비명을 지르며 일어났는데.. 그 고양이는 무슨 일이냐며 천연덕 스럽게 쳐다보곤 슬며시 내려간닷 ㅋ 뭐야~ 나만 놀란거야?

지출 : 21450원
달린거리 : 51.17km

총 지출 : 126620원
총 달린거리 : 118.7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