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14~16 안면도를 떠나 원산도로~

2015.09.14.월요일.맑음

간밤에 고양이가 아우터 텐트 밑으로 기어 들어와 이너텐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길래 툭~ 쳤더니 다시 나가더라는~ 오지랍 고냥이 녀석~
8시쯤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하고 있으니 매점 앞에서 공사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행히 바람이 등 뒤에서 불어와 먼지와 같이 밥을 먹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씻으려 공중화장실에 가는길인데.. 앉아있던 흑염소 녀석이 마구 나에게 돌진을 하는것이 아닌가.. 무서워서 뒷걸음질 했다가 지나가려 앞으로 나아가니 다시 돌진… 목을 맨 줄이 제법 길어서 길을 독차지 하고 서 있는… 난 지나가고 싶은데 ㅠㅠ
좀있으니 아주 작은 새끼흑염소들이 달려나와 젖을 문다.. 엄마가 새끼들을 보호하려고 그랬던거구나~ 그래서 염소에게.. 나 그냥 요앞 화장실 가는거야~ 지나갈게~ 라고 말하며 천천히 걸었더니 달려들진 않더라… 좀 무섭긴 했다. 그 눈매가… 무서웠어.
되돌아 나가는 길엔 아까 봤던 녀석이라고 그냥 앉아서 쳐다 보기만 하네 ^^
월요일에는 늦잠을 주무신다는데 중장비 소리때문에 잠이 깨어 버렸다며.. 텐트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와 담배를 물고 벤치에 앉는 매점 주인아저씨~ 말투도 모습도 완전 시골 스타일 이시지만 예전엔 도시에서 영업사원을 하셨다고 하신다.. 글쎄.. 어딜봐도 시골 매점 아저씨인데~ ^^ 사람일은 정말 모르게 흘러가는것 같다~
매점에서 요깃거리와 쌀을 사들고 출발하려니 10시가 훌쩍 넘은시간..
쌀썩은여를 향해 무거운 자전거를 끌거 오르막을 오르고 있으니 저 멀리 어제 이야기 나웠던 동네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천천히 내려와 다가온다~ 좋은 여행을 바라는 말씀에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다시 출발~
썰물때라서 그런가..? 매점 아저씨께서 말씀했던 멋진 풍경은 아닌듯 했다.

태안군 신야리 쌀썩은여

갯벌을 돌아다니며 작은 물고기도 게도 구경하다가 되돌아 나와 비포장 도로를 오르고 달리고… 아마도 해변길은 다 이렇게 비포장인듯 싶다.

태안군 신야리 해안길

황포항에 도착하니 바닷물이 빠진 엄청나게 넓은 갯벌이 드러나 있었다.

태안 황포항

장산포 해변에선 모래가 툭 튀어나온 곳이 있어 파보니 역시 골뱅이~ 풀등에서 배워온것 하나는 있구나~ ^^ 하지만 크기가 좀 작아서 더 자라라구 물에 놓아줬다~

태안 장산포 해변

태안 장산포 해변

바람아래 해변은 생각보다는 평범했다.

태안 바람아래 해변

송림 아래 야영이 가능하고 화장실도 있구 바다는 넓어 앞에 모래톱이 신기하게 만들어져 있기도 했고.. 아마 만조때는 풍경이 많이 바뀌는 곳일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해안길을 달려 77번 국도를 따라 영목항에 도착하니 13시 30분..
14시 20분 원산도행 여객선 티켓을 사들고 매표소 앞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으니 방금 티켓을 주신 직원이 김치를 주신다~ 좀전에 식사를 하신 후 정리를 하던중에 밥없이 라면만 먹고 있는 자전거 여행자가 좀 안되어 보이긴 했었나보다~ 나도 김밥같은 것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싶었는데 항구 근처에는 밥집 뿐이였다.
작은 종이컵에 담긴 김치가 어찌나 맛있던지~ ^^
영목항에서 나 홀로 올라탄 여객선은 소도와 효자도를 지나 원산도로 바로 향해 나아갔다. 바다에 기둥을 세우는 공사를 하고 있는것을 보니 아마도 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세우려 하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원산도의 선촌 선착장에 내려서 선촌과 저두에서 대천으로 향하는 여객선의 시간과 운임을 메모하고 오봉산 해변으로 달려갔다.

보령 원산도

모든 해변에서 야영이 가능하지만 이곳이 가장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다고 하여 선택한 것..
도착한 해변은 조용하고 깨끗했다.

원산도 오봉산 해변

선착장 쪽으로는 원목으로 만들어진 멋진 별장같은 펜션이 줄지어 있었고 해변 중앙쪽엔 음식점과 매점이 있었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송림이 있었지만 야영의 흔적이나 쓰레기가 너무 남아 있고 외져서 야영하기에 적당하지 않아보였다.
해변 가운데의 소나무 밑에 그늘도 적당하고 벤치와 테이블도 있어서 텐트를 치고 선착장쪽으로 나가보니 낚시가 가능해 보인다. 되돌아 오는길에 매점에서 음료와 과자를 샀다. 펜션 입구쪽에는 공용화장실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편할듯 싶었다.
솔라패널을 사용해 배터리 충전을 꼽아두고 다시 선착장에 나가 낚시를 던져 봤으나 물지 않았다. 옆에선 삼치 한마리가 나오던데…
지루하여 백사장으로 나와 걷기 시작했다. 발자국 없는 해변에서 바다에 루어도 던져보고~ 사진도 찍고~ 해변 끝으로 가서 바위 구경도 하고~ 낙조도 사진에 담고~ 하다보니 저녁밥 먹을 시간이 되어 텐트로 되돌아와 밥도 먹고 빨래도 하고 씻고~ 참 편하다~ 편의시설이 좋은 한적한 곳에 있으니 말이다~

원산도 오봉산 해변

왠지 섬에 나 혼자 있는 기분이야~
내일 섬을 나가기는 너무 아쉬워 하루 더 있기로 맘을 먹고 느긋하게 있기로 했다.

지출 : 24600원
달린거리 : 24.5km

2015.09.15.화요일. 맑음

오랜만에 편하게 늦잠을 자본것 같다. 태안에서 계속 달리느라 매일 배고프고 몸도 힘들고 그랬었는데..
섬에서 딩굴러 다니니 좋구나~ ㅋ
밥 챙겨먹고 해변에서 놀다가 간조가 끝나고 밀물이 들어오고 있어서 낚시로 고기반찬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매점에서 새우와 바늘 그리고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선착장에 나가 세시간 동안 던졌는데.. 안물어 ㅠㅠ
그러던 중 체격 좋으신 어르신께서 들고온 양동이를 내려 놓으시고 낚시를 펴고 계셨다. 뭔가 자연스런 모습에 힐끗힐끗 계속 보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삼치가 물고 올라온닷~ 우와 엄청 커… 어르신께 바늘과 루어를 어디서 사야하는지 여쭤본 후 나도 같은걸로 달아서 던져보니 막 삼지 올라오고 ㅋㅋㅋ
어르신도 웃고~ 나도 웃고~ 내가 막 신나 있으니 옆에 오셔서 설명도 해주신닷~
그래서 일용할 양식만 잡은 삼치 세마리~ 차고나가는 힘이 좋아서 손맛이 좋다~~

원산도 오봉산 해변, 삼치

손질해서 굵은소금 뿌려 코펠에 담아 둔 후 저녁밥 먹을때 스토브에 구워먹었는데 너무 맛있더라는~

원산도 오봉산 해변, 삼치

낮에 풀숲을 걷다가 날개달린 개미들에게 엄청난 습격을 받기도 했고 밤에 물고기 구워 먹다가 엄청나게 모기 물린 하루였지만 재밌었다는~

원산도 오봉산 해변

내일 나가려 생각하니 참.. 아쉽다.. 하루만 더있다 갈까? ^^

지출 : 20500
달린거리 : 0km

2015.09.16.수요일.맑음 심한바람

저두선착장에서 배를타고 나가기 위해 6시에 일어나 부지런히 챙겨 7시쯤 출발을 한다..
섬을 가로질러 달리다 보니 구름과 해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불사조 같은~

보령 원산도

선착장에 도착해서보니 시간이 40분 정도 남아 있어서 매점에 들러 듀유를 사들고 어제 사놓은 과자로 대충 허기를 가라 앉혔다.
노트와 랩탑을 꺼내들고 대합실에서 여행기를 정리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이내 시끌벅적 사는 이야기들이 오가게 된다. 섬이 작으니 건너건너 다들 아는사이가 되는것 같다.
배가 도착하고 선착장 아래로 내려가는데 이끼 때문에 미끄러운 바닥에 자전거도 밀려나고 나도 밀려나고.. 순간 아찔했던… 걸어갔으니 망정이지.. 만약 달렸으면 넘어졌을게 분명했다..
대천으로 향하는 배에는 사람들과 차가 제법 배에 오른다. 뱃길을 따라 배가 달리기 시작하고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해도 보이고..

저두-대천 여객선

저두-대천 여객선

몇일 더 있다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또 가면 되지~ 라고 생각하며 대천항 방향을 바라본다.
내륙에 도착하니 역시 시끄럽고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아 달리던 중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로 다시 허기를 채우고 달리기 시작~
익숙한 대천 해변으로 향한다.

대천 해변

고향 전주에 있을때 자주 찾았던 바다.. 맘이 허전하거나 왠지 멀리 바다가 보고 싶은 날엔 차를 몰고 이곳에 와서 한참을 앉아있다 가곤 했던것 같다.
평일 낮의 모습은 참 조용하구나 이곳.. 마치 다른 곳인것 같다..
남포 방조제를 지나 무창포 해변에 도착하니 마침 간조때여서 석대도의 바다 갈라짐이 보였다.

무창포 해변

매달 사리에는 갈라진 길이 완전히 드러나 걸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곳이다.
607 지방도를 달리던 중 국도를 달리기 싫어서 서면 개야리의 농로를 달려본다.
코스모스는 나를 향해 꽃잎을 흔들어 준다~

코스모스

익어가는 벼가 제법 노란색을 띄는 논에 둘러싸여 분위기 좋은 시골길을 달리다가 다시 지방도에 올라 21번 국도로 서천군까지 달려 들어갔다. 점심밥으로 분식점에서 제육덥밥을 시켰는데… 나온 밥은 마치 개밥처럼 생긴 덮밥.. 그래도 어쩌랴.. 배고프니 먹어야지..
4번 국도와 21번 국도를 달려 군산의 금강하구둑을 건넌다. 이곳 부터는 익숙한 길..
29번 국도와 26번 국도를 달려 익산을 지나 전주로~
만경교를 건너는데 제법 느낌이 새롭다.
어릴적.. 익산에 있는 외가댁과 김제의 친가에 다녀올때는 이 다리를 건너 검문소를 항상 지나야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이곳을 지나는 국도밖에 없었기 때문에 전주, 익산, 김제, 군산을 오가려면 이곳 다리와 검문소를 거쳐야 했던..

만경교

만경교

호남제일문이 이렇게 컸었나? 차를 타고 지나 갈때는 몰랐는데 엄청 크게 보인다. 이곳두 옛날에 있던게 더 멋졌는데..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며 바뀌어 버린 현대식의 차가운 건축물..

호남제일문

초등학교를 갈때 매일 지나다녔던 추천대교를 지나 천변 자전거 도로를 타고 집으로~
고향에 오니 참 좋구나.. 맘이 편해~
이제 친구들 불러서 신나게 놀아야지~

지출 : 20100원
달린거리 : 106.29km

총 지출 : 66100원
총 달린거리 : 130.79km